법무법인 트러스트

제가 하는 사건의 상당 부분이 가족 사건이다 보니 자식에게 증여해 놓고 나중에 이를 되돌리고자 하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의뢰인에게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방안을 제시해주기는 하는데, 부담부증여를 문서화 해놓은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금이나 승계플랜을 위해서는 생전증여가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많은 자산가들이나 기업 오너들은 생전증여를 해놓고 후회하는 일이 생길까봐 증여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가족재산이나 가족기업을 컨설팅할 때 부모와 자녀 양측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법무법인 트러스트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김상훈변호사


[결정] “부양의무 저버린 자식이라도 증여한 재산은 환수 못해”

자녀가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를 저버렸어도 이미 넘겨준 재산의 증여는 해제할 수 없도록 한 민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민법 조항 중 증여계약이 이행된 이후에는 증여계약이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았다거나 증여자의 재산 상태가 악화됐다는 이유로 증여를 해제할 수 없도록 한 조항도 합헌으로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7월 23일 청구인 A 씨가 이미 이행된 증여계약의 해제를 제한하고 있는 민법 제558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3헌바274·351 병합)에서 △부양의무와 관련된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 :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서면 작성 관련 및 증여자 재산 상태 변경 관련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사건 개요]
청구인 A 씨는 2008년 10월경 자신의 아들에게 토지를 증여하고 아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후 A 씨는 아들과 갈등이 발생해 2023년 1월경부터 아들과 따로 거주했다.

이후 A 씨는 △아들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증여계약이 서면에 의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재산 상태가 변경됐다는 이유로 청주지법 충주지원에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충주지원은 A 씨의 아들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이 사건 증여는 이미 이행이 완료됐기 때문에 민법 제558조에 의해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며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A 씨는 이미 이행된 증여계약의 해제를 제한하는 민법 제558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부양의무 관련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복잡하고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 조항이 증여자 보호를 경시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 될 수 있으나 민법은 다른 조항을 통해 증여자를 보호하는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당사자들은 부양의무를 조건으로 하는 증여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서면 관련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증여자의 일방적 의사로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재산 상태 관련 해제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수증자가 언제든 증여재산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돼 장기간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고 봤다.

[반대의견(부양의무와 관련된 해제 제한 조항)]
재판관 김상환·김형두·마은혁·오영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수증자가 증여를 받고도 자신의 귀책사유로 부양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증여자가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해제에 의하여 증여계약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여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한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과”라며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증여계약 해제를 제한하는 것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출처 :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952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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